비판과 심리적 표층

타인의 비판에 심하게 반응하는 사람을 두고 심리적 표층이 얇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과연 심리적 표층이 얇다는 말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피부에는 다른 부위보다 더 많은 감각 수용체가 있다. 목을 쓰다듬어서 생기는 소름이 팔을 쓰다듬었을 때도 생기지는 않는다. 심리적 표층 역시 마찬가지다. 특정 부위는 아주 최소한의 자극만으로 더 예민한 반응을 나타내기도 한다.

심리적 표층은 특히 비판의 경우에 두드러진 반응을 보인다. 비판받는 방식, 장소 및 시기 등의 요인에 따라 처리하는 방법이 다르다. 특정 시점에서는 댓글을 농담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다른 시점에서는 같은 댓글에 짜증이 나거나 화날 수 있다.

상처를 주는 비판

몇 달 동안 여가 시간에 외국어를 공부하며 새로운 단어를 외우고 가장 활용도 높은 표현을 연습했는데 친구는 이 외국어에 능통하다고 가정해보자.

친구와 만나서 외국어 공부 중이라는 이야기를 하니 함께 공부하자며 격려한다. 하지만 같이 공부하다 보니 학습 방법, 자료, 심지어는 적성에 관해 입만 열면 비난을 쏟아낸다.

친구의 비난에 모든 노력이 헛되고 시간 낭비했다는 생각에 화가 나면서 심리적 표층이 자극된다.

이번에는 휴가 중 외국어 공부를 하기로 했다고 가정해보자. 여유롭게 문법 공부를 하고 동영상도 보던 중 친구를 만난다. 같은 비판을 들어도 예전만큼 짜증이 나지 않는다. 생각보다 자신이 외국어 공부에 진심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이럴 때는 열정이 없다면 그만두는 게 낫다는 친구의 말을 진심 어린 충고라고 믿는다.

같은 비판이라도 듣는 사람의 감성에 따라 다르게 들릴 수 있다. 실제로 심리적 표층은 생각보다 덜 예민하고 적응력이 뛰어나다.

비판의 맥락: 얇아진 심리적 표층

타인의 말에 휘둘려서는 안 되며 필요하다면 반대 의견을 말할 수도 있다. 우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고 친구의 말을 긍정적으로 활용한다. 외국어를 더 열심히 배우기 위해 다른 목표를 포기할 수도 있다.

친구와 공통 관심사를 이야기하는 만남을 가치 있게 생각할 수도 있다. 친구의 말이 상처가 되더라도 좋은 의도로 말했다는 점을 인정하자.

친구가 우월함을 과시하고 간섭하려는 의도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런 위험한 성향을 가진 사람은 스스로 돋보이려 하거나 가장 최근에 배운 기술을 사용한다.

힘든 하루를 보내고 심리적 표층이 아픈 친구를 만날 수도 있다. 상사와 회의가 잘 되지 않았거나 파트너와 다퉜다면 간단히 안부를 묻고 친구의 상황을 공감하며 경청한다.

비판에 대한 민감성은 자아 개념과 관련하여 원하지 않는 꼬리표를 처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각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이직 직후 출퇴근 셔틀 시간표가 갑자기 변경된 것을 몰랐다면 지각할 수밖에 없다. 사정을 모르는 상사는 당연히 중요한 출퇴근 시간에 관한 주의를 줄 수밖에 없지만 신입 사원은 억울하고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

누구나 이러한 민감한 점이 있으며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