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남자: 하나의 대안적인 현실

2019-06-22
다미앵은 머리를 세게 부딪힌 후 새로운 세계에서 깨어난다. 이 새로운 세계에서는 여성들이 매우 성차별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이며 우월주의적인 방식으로 행동한다.

오늘은 일 년 전쯤 나왔던 영화 한 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항상 사회적 이슈들을 조명해온 프랑스 영화계에서 이번에는 엘레오노르 포리아트 감독의 신작 영화를 들고나왔다. 거꾸로 가는 남자(I Am Not an Easy Man)는 남녀의 성 역할이 뒤바뀐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이 영화에는 쉽게 알아챌 수 있는 진부한 사고와 스테레오 타입이 가득하다.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는 이 영화는 여성이 모든 분야에서 리더이고 ‘가정의 가장’이며, 남성은 성폭력, 희롱 및 온갖 종류의 차별을 당하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

영화가 묘사하는 현실은 여전히 여성성이 상당히 열등하게 여겨지는 대안적인 현실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특이한 점은 여성성을 가진 존재가 남성이란 것이다.

영화를 보다 보면 이 성차별적인 세계가 완전히 말도 안 되는 우스운 세계란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것의 거울 이미지인 우리의 현실은 영화가 보여주는 현실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거꾸로 가는 남자: 영화의 구성

이 영화의 주인공은 다미앵이다. 그는 성차별주의자로서 남성 우월주의적인 확신으로 똘똘 뭉친 인물이다. 그는 여성을 성적 대상 그 이상으로는 보지 않는다. 그는 온갖 성차별주의적인 진부적 표현을 빈번히 사용하면서  마케팅 분야에서 놀라운 커리어를 쌓았다. 그는  성차별주의적인 특권을 마음껏 누리며, 자신감이 넘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머리를 세게 부딪힌 후, 다미앵은 자신이 알아차릴 수 없는 세계에서 눈을 뜬다. 이 세계는 자신의 이전 세계와 얼핏 동일하게 보이는데, 사실 모든 것이 거꾸로 되어 있다.

이 새로운 현실에서는 여성들이 성차별주의적, 가부장적, 여성 우월주의적인 태도로 행동한다. 남성들은 옆으로 제껴져서 기존의 일반적인 여성의 역할을 수행한다.

대안적 현실: 형세가 역전되었을 때

거꾸로 가는 남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에서 매우 영리하다. 진부한 가부장적인 사고는 이 새로운 세계에서도 상당히 일반적이다. 어린이와 가정을 돌보고, 취업 시장에서 평가 절하를 당하고, 성희롱, 제모, 바람, 강간, 독신 상태 따위를 견뎌내야 한다. 다만 이 영화에서는 이 모든 것을 견뎌야 하는 것이 남성들이다.

자신이 경험하는 차별에 충격을 받은 다미앵은 “매스큘리니스트(남성 해방주의자)” 무리에 합류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또 자신들을 열등하게 보는 시스템의 억압에 대항해  투쟁하는 남성들이다.

이 단체에 소속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은 계속 다미앵을 공격하고 비방한다. 그런데 공격하는 이들은 여성들만이 아니다. 매스큘리니스트들을 동성애자들이라고 비방하거나, 이 억압적인 현실에서 바꿔져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다른 남성들도 마찬가지다.

거꾸로 가는 남자

다미앵이 다시 현실로 돌아갈 수 있을까?

다미앵은 자신이 살던 세계와 평행적인 이 새로운 세계에 들어와서 자신의 반영이라 할 수 있는 한 여성을 만난다. 이 여성은 지배적, 성공적, 통제적, 성차별주의적이며 교만한 여성으로서 남성은 자신의 유익을 위해 이용하는 존재로만 생각한다.

다미앵은 이 여성과 이상한 로맨틱한 관계를 시작하게 되며, 마지막에 결국 자신의 현실로 되돌아갈 수 있게 된다.

거꾸로 가는 남자의 결론이 뻔할 것 같이 예상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이 영화는 성 역할에 대한 사고의 오류 및 이것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보여준다. 남성과 여성 모두를 공평하게 교육하면서 말이다.

이 영화는 성차별을 파괴하고자 한다. 또한 성 역할은 인구의 일부를 통제하기 위해 창조되고 유지되온 임의적인 사회적 산물임을 보여주고자 한다.

거꾸로 가는 남자는 상당히 괜찮은 영화다. 이 영화의 결론을 통해 성차별주의가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해로운지를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거꾸로 가는 남자는 우리로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의 상황을 경험해보게 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얼마나 불평등한지를 깨닫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