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씻는다고 양심까지 씻겨지지는 않는다

11 10월, 2017

성경에 의하면, 빌라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형벌을, 마을 사람들의 손에 맡겼다고 전한다. 그 때, 그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을 일절 거부했다. 그의 손을 씻는 것이,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 손을 떼는 것과 같다고 여긴 것이다. 하지만 손을 씻는다고 양심까지 씻겨지지는 않는다.

“손을 씻다”라는 표현은 시간이 흘러서, 우리의 일상적인 표현으로 자리 잡았다.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표현으로 사용되며, 말 그대로 손을 씻는다는 뜻보다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 어떤 책임도 지지 않겠다. 난 무죄이다.”라는, ‘손을 떼다’라는 표현과 비슷하게 사용된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특히 자신이 앞으로 선택할 선택지에서 아주 강한 압력을 받을 때 더 많이 사용된다.

“난 이 인간의 피와는 아무 상관도 없어!” –  빌라도

이것이 참으로 실망스러운 이유이다: 손을 씻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짐을 떠넘기는, 참으로 비겁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마치, 우리의 마음의 짐이 일시적으로 옮겨지기는 할지언정, 그 짐의 주인의 양심과, 그 행동은 더렵혀졌기 때문이다.

결과보다 책임을 피하는 것이 더 쉽다

인간의 모든 결정의 뒤에는, 그 결정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이나 도덕적 문제의 결판을 짓기가 매우 어렵고 복잡해진다. 이것이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복잡한 상황에 처해있음을 인식하고 있고,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지 않은 결단의 무게를, 남에게 넘기고 싶은 유혹에 빠지게 된다.

속삭이는 여자

이 경우, 일상이나 업무 환경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듯이, 사람들은 결단을 내리거나, 해결책을 찾거나, 문제와 마주하는 것을 피하게 된다; 노력이 덜 들고 훨씬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 사람들은, 의도했건 그렇지 않건, 여전히 문제가 일어나고 있으며, 그 문제에 아직도 엮여있다는 걸 잊게 된다.

다르게 말하자면, 자신을 얽매고 있는 것을 외면한다 해서, 그 얽매임에서 해방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사실, 아마 결국 지쳐 잠들게 될 뿐일 것이다. 우리의 양심은, 우리의 행동을 측정하고, 그에 합당한 벌을 스스로 내리는, 합리적인 심판관이다.

“나는 내 양심의 증언을 신뢰한다. 모든 인간을 대변해서 말해주는 것일 테니까.” – 키케로

과학적인 실험

해외의 유명 뉴스 방송에서 보도했듯이, 세계의 많은 연구진들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분쟁을 겪은 후, 손을 씻는 것(말 그대로의 의미로)이 짜증을 감소시키고, 우리의 행동에 합리화를 부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물은 우리의 죄책감과 후회의 감정을 북돋우는 듯 하다. 미시건 대학에서도 이근거를 뒷받침해줄 연구를 한 바 있다.

연구진들은 실험자들에게 CD 한 더미를 주고, 자신들의 취향에 맞추어 10개 한 들이로 구분해보라고 지시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자신들의 취향에 잘 맞는 것을 5번째나 6번째에 제일 자주 놓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 후, 참가자들의 절반이 비누와 물로 손을 씻었고, 나머지는 그 비누의 내용물을 측정했다. 그 후, 다시 CD들을 재배열했다.

손을 씻은 사람들은 CD 순서들을 기존의 것과 같게 했지만, 씻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고른 CD를 여전히 상층부에 두어, 버린 CD들은 밑에 두었다.

연구자들은, 손을 씻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선택을 정당화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씻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선택을 합리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순서를 바꿨다고 여겼다. 자신들이 고른 선택을 가장 높은 곳에 두었던 것이 이를 반영한다.

손을 씻는다고 해서 깨끗해지는 것은 아니다

실험에서처럼, 물을 사용하는 형식의 의식 등은, 종교적 의식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많은 종교적 요소에서, 물은 영혼의 정화를 상징하며, 죄를 씻어주는 역할을 한다. 빌라도의 말처럼, 책임까지 지워줄 뿐 아니라, 후회도 그만둘 수 있다고 여기게 된다.

손을 씻는다고 양심까지 씻겨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현실에선, 손을 씻는다고 정말로 깨끗해진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우리 모두 우리가 손을 떼고 싶은 상황에서, 아주 사소한 일로 인해 폭발하여, 실수를 저질렀다. 그 선택은 우리를 졸졸 따라다니며, 우리가 꾸준히 싸워나가야 할 족쇄로 변해버린다.

“양심이란 영혼의 목소리이다; 열정은 몸의 목소리이다.” – 셰익스피어

죄책감을 품고 살아가는 것은, 인연을 끊을 수 없는 악우를 계속 사귀는 것과 같다. 도덕성은, 우리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걸 끊임없이 알리고, 우리가 편히 잠들 수 없게 한다. 결국 우리는 내면의 평화를 찾을 수 없다. 양심에 죄악의 얼룩이 지어 있는 한, 우리는 우리의 실수를 깨닫고, 자립을 배우며, 우리의 가치를 다시 찾아야 하도록 배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