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울 정도로 인간과 흡사한 고릴라의 장례

17 10월, 2020
고릴라 연구가인 에이미 포터에 따르면 고릴라가 죽음을 대하는 자세는 놀라울 정도로 인간과 흡사해서 죽은 개체를 존중하며 애도하는 행위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고릴라의 장례 현장을 찍은 동물학자들의 동영상 3편은 공개되자마자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동영상 속 고릴라들은 마치 죽음의 의미를 이해하고 죽은 동료와 슬프게 이별하는 것처럼 보였다. 사실 고릴라는 인간과 비슷한 장례 의식을 치르기도 한다.

인간과 유럽 중심주의였던 서양 문화권은 인간이 동물에 속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 한때 원주민이나 흑인을 인간이 아닌 영혼이 없는 존재로 취급했던 것만 봐도 백인 이외의 생명체는 모두 생각이 없는 동물로 정의했다. 그래서 인간과 비슷하게 장례를 치르는 고릴라의 행동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다.

인간과 비슷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고릴라는 놀라울 정도로 지능이 높으며 감정 표현 역시 뛰어나다.

“동물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나름대로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 ”

-앨리스 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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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의 티투스

고릴라의 장례식: 우두머리, 티투스의 죽음

에이미 포터의 논문에 소개된 고릴라, 티투스는 연구 집단의 나이 많은 우두머리 수컷이었다.

사건은 르완다의 화산 국립 공원에 우두머리 성향의 젊은 수컷이 들어오면서 발생했다. 젊은 수컷은 티투스와 우두머리 자리를 다투게 됐고 티투스는 젊은 라이벌을 제거하기 위해 무리에게 따돌림을 명령했다.

3주 후, 지친 티투스는 3일을 쉬고 숨을 거뒀다. 티투스의 단짝은 꼬박 하루 동안 죽은 티투스의 곁을 지켰고 나머지 개체들은 차례차례 몇 분간 서서 죽은 우두머리를 애도하는 듯했다.

인간의 장례식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줬던 무리의 DNA 검사를 했던 학자들이 티투스에게 도전했던 개체가 아들이라는 사실을 밝히며 아버지와 아들이 경쟁 관계라는 프로이트의 주장을 연상하게 했다.

두 번째 고릴라의 장례: 티투스의 뒤를 따라간 터스크

터스크는 티투스 무리의 유일한 암컷 성체였다. 무리에 끼어든 젊은 수컷은 적극적으로 짝짓기 행위를 펼쳤지만 터스크와 새끼들은 온몸으로 거절했다.

티투스가 죽고 1년 후 병든 터스크는 20일을 앓다가 죽었다. 두 마리의 수컷이 마지막까지 함께했고 터스크의 아들들은 암컷들과 어미를 찾아왔다.

터스크의 아들들은 어미의 사체에 접근해서 어릴 때처럼 젖을 빠는 듯한 행동을 보였는데 학자들은 이 행위를 ‘젖물려 달래기’와 같다고 했다.

더 나이가 많은 새끼는 죽음을 부정하는 것처럼 어미의 사체를 차기도 했고 새로운 우두머리 역시 터스크의 가슴을 주먹으로 세게 쳤다. 동물학자들은 이러한 행동이 터스크의 죽음을 부정하는 분노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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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의 분노

낯선 개체의 죽음도 존중하는 고릴라

또 다른 고릴라의 장례 의식이 관찰된 곳은 콩고였다. 콩고의 고릴라 무리는 산책 중 낯선 사체를 발견했다.

사체를 발견한 무리는 조용히 그 주변을 둘러싸고 몇 분간 관찰하며 냄새를 맡고 핥아주며 털을 골라주며 죽은 개체를 애도했다.

무리가 부정적인 감정에 빠지는 것을 막으려는 듯 행동하던 우두머리 수컷은 무리 전체가 사체 냄새를 맡고 핥아주기를 끝내자마자 사체를 덤불로 던져버렸다.

Estrada, A. (2012). Comportamiento animal. El caso de los primates. Fondo de Cultura Económ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