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와 제비: 연인간의 애착에 대한 동화

2017-11-14

이번 글에서 전하고자 하는 왕자와 제비 이야기를 통해, 연인의 각자의 역할을 알아보며, 불안정한 애착이 얼마나 연인관계에 위태로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집착이 어떻게 고통을 야기하고, 우리가 상대를 지배하고 조종하려 할 때, 연인에게는 변명만 늘어놓으려 하는 등의 행동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사랑과 집착의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 왜 우리는 사랑과 집착을 동일하게 인식하는 걸까? 조건적인 집착이 우리의 관계에 어떻게 악영향을 주는 걸까?

“우리가 무언가에 집착하게 될 때, 항상 그 대상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존재한다; 항상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 지두 크리슈나무티

왕자와 제비(The Prince and the Swallow)

어느 한 왕국의 왕자는, 하루 종일 무언가가 일어나길 바라며, 창 밖만 하염없이 내다보고 있었다. 왕궁에는 오직, 한명의 하인만이 장보는 것, 그리고 왕궁 청소 등을 담당하고 있을 뿐이었다. “참 따분한 삶이구나.” 왕자가 한숨을 쉬었다.

어느 4월의 아침, 창가에 제비 1마리가 내려앉았다. ‘어라?’ 왕자는 놀랐다. “참 작고 귀여운 동물이구나.” 이에 제비는 왕자에게 짧게 노래를 지저귀고는 떠나갔다: 왕자는 매우 놀랐다: 제비의 노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들렸고, 제비의 깃털이 참으로 독특하게 보였다. 참 귀한 동물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돌아온 제비

그 이래로, 왕자는 제비가 다시 돌아오기를 꾸준히 참으며 기다렸다. 마침내, 어느날 제비가 다시 또다른 노래를 부르며 돌아왔다. 왕자는 정말로 기뻐했다: “혹시 제비가 추워서 여기로 돌아온걸까?” 제비가 다시 떠나기 전, 왕자는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되었다.

제비가 3번째로 돌아왔을 때, 왕자는 제비가 배고프진 않을까 걱정하게 되었다. 그 후 며칠동안, 왕자는 제비를 위한 작은 집을 만드는 데에 몰두했다. 하인에게 벌레 사냥을 위한 목재와 못을 사오도록 하기도 했다. 마침내, 몇 번의 실패를 거쳐서, 왕자는 제비의 집을 만들도록 하는 데에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고생을 한 하인은, “못된 새 같으니라고.”하고 중얼거렸다.

왕자와 제비

그 작은 새집에, 왕자는 벌레들과 물을 주며, 침대로서 비단 조각도 깔아놓았다. 왕자가 창문에 제비가 앉는 것을 보았을 때, 왕자는 이 작은 집에 제비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 제비가 벌레를 먹으며, 물을 마시며, 이 집에서 즐기는 것을 행복하게 바라보았다. “이 벌레 맛있니, 우리 사랑스러운 친구야?” 왕자는 물었다. “널 위해 잡아온거야.”그가 말했다. 이에 왕자는 제비가 다시 날아오르기 전, 자신에게 끄덕이는 것을 본 듯 했다.

왕자는 자신의 불안정함을 마주해야 했다

이에, 왕자는 갈수록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일 제비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혹시 더 좋은 집을 찾는다면 어떡하지? 아마 다른 왕자나 사람들이 더 좋은 집을 지어주거나, 더 많은 벌레들을 잡아줄지 몰라. 왕자는 이를 용납할 수 없었다. 이 세상에 저 제비와 같은 제비는 더 없을 테니까!

왕자는 이틀을 잠도 자지 않고, 다른 생각도 하지 않고, 제비 생각만 하다가, 마침내 이 작은 새집에 자물쇠를 달기로 했다. 제비는 언제나 왕자의 새집에 돌아왔다. 하지만 왕자의 새집에 들어간 순간, 왕자는 제비를 가두어버렸다. “난 널 사랑해.” 왕자는 고백하면서, “이제 넌 배고프거나 목마르거나 하지 않을 거야. 춥지도 않을거야.”라고 말했다.

좀 혼란스러워진 제비는, 처음에는 그저 왕자를 졸졸 따라다녔다. 편안하긴 했으니까. 제비는 집의 따뜻함을 충분히 느꼈고, 먹을 것도 충분히 먹으며, 먹을 걸 애써 찾아다닐 필요가 없었다.

왕자는 자신의 침대 옆 탁자에 새장을 놓아두어, 매일 아침 제비를 반겨주었다. “넌 나의 제비야, 노래를 불러주렴, 사랑스런 아이야.” 왕자는 항상 제비에게 말해주었다. ‘이런 삶도 나쁘진 않네?’ 제비는 속으로 생각했고, 왕자에게 노래를 했다. 하지만 그 노래는 시간이 갈수록 흐려져갔고, 마침내 조용해지게 되었다.

노래를 잃어버린 제비

“설마, 더 이상 노래할 수 없는 거야?” 왕자가 놀라서 물었다. “넌 노래를 통해서 날 행복하게 했잖아.”

“제 노래는 강가를 따라서 사람들을 행복하게 했죠. 나무 사이의 바람을 전하며, 바위산의 달빛을 전하기도 했어요. 저는 당신에게 고마움을 담아 노래를 전해주었죠. 하지만, 이 새장 안에서, 저는 노래할 주제가 남아있지 않아요.”

“난 널 사랑해서 그런거야.” 왕자가 울부짖었다. “혼자 날아다니는 건 위험하잖아.” “만일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해? 음식을 찾지 못하면? 사냥꾼의 화살이라도 맞는다면?”

“사냥꾼? 그게 뭔데요?” 제비가 물었다.

“난 널 돌보고 보호해줄 거야. 넌 안전하다고.”

하지만 어느날, 왕자는 일어나자마자 놀라게 되었다. 제비가 죽어있었던 것이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왕자는, 하인이 잡아온 벌레가 제비를 죽였다고 생각하고, 하인을 해고해버린다. 왕자는 결국 ‘죄인’을 찾아내긴 했지만, 그것이 왕자를 편하게 하지는 못했고, 오히려 제비가 나타나기 전보다 더더욱 우울해져버렸다. 그리고, 갑자기 또다른 제비가 나타나게 되고, 제비는 왕자에게 다시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들려주게 된다…

손 위의 새

사랑을 없애버리는, 자물쇠가 달린 새장

이 이야기를 통해, 연인관계에서의 애착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어떻게 우리의 두려움과 이해가, 다른 사람의 권리와 욕망에 작용하는지 알아보았다. 이것은 다음의 교훈을 우리에게 전한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억지로 바꾸려고 한다면, 그 사람이 우리에게 전하는 의미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바로 행복 말이다. 우리는 ‘그 사람을 위해서’ 한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정말 우리가 하는 짓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가 외롭거나 공허할 때에는, 우리는 우리 스스로 이를 벗어나야 한다는, 자신의 책임감을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우리의 연인에게 의지하여, 억지로 외로움을 극복하려 할 수도 있다.

애착으로 인해, 우리의 사랑하는 사람의 가치를 지나치게 과장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소중한 사람을 정말로 없어서는 안되는 사람으로 만들어, 우리의 고뇌를 높이는 부작용을 갖는다. 만일 그 사람이 떠나버리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그 사람을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그 사람의 자유를 오히려 앗아버리고 있는 것이다. 오직 나 자신을 위해서..

이 이야기는 연인관계의 애착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사랑 그 자체를 다룬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랑은 상대방을, 그 사람 본연의 모습 자체를 받아들이며, 존중하는 과정이다. 정말로 상대의 행복을 바라며, 우리의 욕망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 이야기 속의 제비처럼- 날고 싶다면, 날게 해주어야 한다. 그것이 행복을 불러올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