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한 언쟁을 피하는 방법
나이를 먹어서 성숙해서든, 체념을 해서든 사람들은 언젠가 불필요한 언쟁을 구분할 줄 알게 된다. 무의미한 언쟁들이 발생할 때 사람들은 침묵하거나 그저 웃으면서 온 힘을 다해 논쟁하지 않는다. 설명해봐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쓸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이다.
흔히 토론에서 모두에게 발언권이 주어지며 모두가 결론에 도달할 자유가 있다는 말은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봤을 때는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가끔 어떤 언쟁들은 마치 비트가 없는 음악과도 같다. 사람들은 모두 경청하지 않으면서 각자 메인 보컬이기를 원한다. 이런 언쟁은 정말 피곤하다.
어떤 언쟁들은 시작하기도 전에 패배한 것처럼 느껴진다. 시간을 질질 끌어서 혹은 그냥 피곤해서 그렇다. 어떤 이유에든지 그냥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은 언쟁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심리학과 철학을 통해 우리는 어떤 언쟁에도 적용될 수 있는 전략들을 배울 수 있다. 좋은 언쟁에는 발전적 교수법 및 적절한 감정 제어 전략이 적용될 수 있다. 그렇다면 벌써 패배한 것처럼 느껴지는 무의미한 언쟁을 피하고 싶을 때는 어쩌면 좋을까?
한번 같이 생각해보자.
언쟁은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이 꼭 나이만큼 성숙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스스로를 더 이상 속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에 성숙해진다. 내면의 균형을 위해 분투할 때, 언행에 주의할 때, 경청할 때, 그리고 침묵하기로 결심하는 상황들에 대해 성찰할 때 우리는 한층 더 성숙해진다. 이렇게 성숙할 때 비로소 어떤 일이 집중할 가치가 있고 그렇지 않은지를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최근 몇 년 동안 가족 중 누군가와의 관계가 복잡해져 단순히 대화를 할 뿐인데도 스트레스를 받다가 요즘 들어서 그러지 않는다고 생각해보자. 상황이 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사람과의 관계가 개선되어서가 아니다. 우리가 상대방의 관점을 받아들일 수 있을만큼 성숙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기거나 상대방이 이기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침묵하기를 택한 것이다.
이스라엘 출신의 심리학자 에란 할페린(Eran Halperin)은 정치에 관련해 언쟁과 갈등 해결의 전문가다. 하지만 그의 얘기는 일반인의 일상에도 적용될 수 있다. 그에 따르면, 복잡하고 언성이 높아진 언쟁들은 심리학적으로 봤을 때 듣는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는 “위협”을 갖고 있다.
성숙하다는 것은 특정 사람들과 그들의 주장이 나에게 위협이 되지 않음을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기도 한다. 한층 성숙해지면 전에는 심기를 건드렸던 사람이나 주장들이 더 이상 짜증나지 않게 될 것이다. 그 사람에 대한 존중과 인정, 그리고 내가 가진 자존감이 무기다.
현명하게 언쟁에 대처하는 법
우리는 어떤 언쟁에는 쿨하게 대처할 줄 안다. 동시에 삶이란 타인과의 평화와 관계, 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매일매일의 협상이다. 언쟁을 이런 삶의 부분과 분리되어 생각할 수 없다.
듣는 것은 본능이지만 경청은 배워야한다.
어떠한 부작용 없이 현명하게 언쟁에 대처하는 것은 그냥 좋은 전략이 아니라 우리가 모두 알아야 할 감정 제어술이다.
또 한 가지 명심해야할 사실은 언쟁에는 늘 승과 패로 나뉘지 않는다는 것이다. 효과적으로 언쟁하기 위해서는 양쪽이 타협에 이를 수 있도록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다음을 실천하자.
- 그냥 듣지 말고 경청하라. 공감하면서 듣지 않는다면 어떤 대화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이해하도록 하라. 많은 노력과 강한 의지가 필요하겠지만 그 사람의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볼 줄 아는 능력은 필수다.
- 방어적인 태세를 취하지 않도록 조심해라. 다시 에란 할페린의 말을 빌리자면, ‘위협을 느끼는 그 순간 언쟁은 폭력적이게 변하고, 양쪽 사이에는 벽이 세워지며 서로를 이해할 수 없게 된다’.
- 자기 제어를 배워라. 특히 분노와 같은 감정을 제어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분노는 모든 언쟁 속에서 시한폭탄과 같은 감정이다.
- 결국 서로를 이해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중요하다. 하지만 정말 이해하기 위해서는 강한 의지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해해” “네 말이 맞아” “그럴 수 있지”와 같은 말들을 건네라. 양쪽이 모두 이길 수 있는 중간 지점을 도달하기 위한 이해는 얼마든지 실현될 수 있다.
가치 있는 언쟁은 양쪽이 모두 행복한 중간의 결말에 도달할 수 있는 언쟁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