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린 브로코비치 - 모두에게 필요한 안티히로인
에린 브로코비치(Erin Brockovich)는 미국 집단 소송 역사상 최대의 합의 금액을 얻도록 도움을 준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법정 영화이다.
스티븐 소더버그가 이 영화를 감독했으며, 줄리아 로버츠는 당시 여배우 중 가장 높은 출연료를 받았다. 영화는 제7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다섯 개의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다.
에린은 세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다. 상해 소송에서 패소한 그녀는 변호사인 에드 메스리(앨버트 피니)에게 일자리 구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그렇게 사무원으로 일하던 그녀는 퍼시픽 가스 앤 일렉트릭(PG&E)을 상대로 한 사건 정보를 발견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었다. 그녀는 파일을 읽고 사건의 사실관계들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깊이 파헤치기 시작한다.
마침내, 에린은 PG&E가 아주 위험한 행위를 했고 조직적으로 이를 숨기려 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PG&E가 지역 공동체의 건강을 위협하는 산업용 독성 물질을 상수도에 유출한 것이다. 영화는 정의가 필요한지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던 사람들에게 정의를 찾아주려 직접 투쟁하는 에린의 이야기를 파헤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슈퍼 히어로가 돼야 해요.”
-에린 브로코비치-
에린 브로코비치, 예상 밖의 안티히로인
두 번의 이혼을 겪고 홀로 세 아이를 키우던 에린 브로코비치는 일자리를 찾으며 힘겨운 시간을 보낸다. 그녀는 졸업장도 없고, 전문적인 말투도 사용하지 않으며, 치마 길이보다 하이힐 굽이 더 높은 여자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가 권력을 쥔 거대 기업의 독성 물질 스캔들 히로인이 된다. 주연 배우는 영화에서 주요한 역할을 맡아 캐릭터에 필요한 모든 집중력과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그녀의 연기는 이 영화를 굉장한 성공으로 이끈 눈부신 전환점이다.
에린 브로코비치는 과거, 자주 투덜거리고 꾸미는 것에 관심이 많던 사람이었다. 영화는 이런 에린 브로코비치의 믿을 수 없지만, 진실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작은 로펌에서 쥐꼬리만 한 월급을 받던 그녀가 오염된 물에 관한 거대한 법정 사건을 수면 위로 띄운다. 그렇게 해서 PG&E가 지급한 3억 3,300만 달러의 합의금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이다.
수잔 그랜트의 각본이 극 중 법정과 판사실에서 시간을 많이 허비하기는 한다. 하지만 영화는 중대한 실수를 고치려는 열정적인 신념을 가지고 자아를 찾아가는 한 여성의 여정에 집중한다.
이는 소송의 원고들이 모두 그녀와 같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바로, 대기업의 무관심으로 인해 건강한 삶을 위협받는 성실한 노동자들이다.
인생을 바꾼 교통사고
에린은 다른 운전자의 난폭 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당한다. 그리고 결국, 그 후유증으로 근육통을 얻는다. 가해 운전자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진 그녀는 소송의 변호사였던 에드 메스리(앨버트 피니)의 로스앤젤레스 로펌에서 일하게 해달라며 그를 거의 협박한다.
일을 시작한 그녀는 함께 일하게 된 동료들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데, 그들이 그녀의 옷차림과 말투를 불편해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에린은 일을 잘해나간다.
그러던 그녀는 문서를 정리하다가 의문스러운 의료 기록들을 발견한다. 그것들은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의 상수도 오염과 이를 은폐한 PG&E에 관한 기록들이었다. 브로코비치는 PG&E가 힝클리 지역의 거주자들에게 제공한 것들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기 시작한다.
이에 따라, 그녀는 도시 상수도 문헌을 조사한다. 그리고 육가 크롬 측정기로 이 지역 지하수가 오염되었는지 확인한다. 이것이 힝클리 지역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끔찍한 질병들과 관련 있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었다.
에린 브로코비치, 모든 것에 준비된 한 가정의 가장
에린은 오토바이 운전자인 남자친구, 조지(아론 에크하트)에게 아이들을 맡긴다. 그리고 낡아빠진 차로 수백 마일을 운전해 잠재적인 희생자들을 방문한다.
이로써, 그녀는 이 상황의 영향을 받은 수많은 사람과 감정적으로 교류한다. 이들 중 대부분은 불우하고, 취약하며, 자신의 가족들을 걱정한다. 이들은 처음부터 에린을 친절하게 대한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려줄 만큼 그녀를 신뢰한다.
에린과 그녀의 상사인 피니의 관계는 이 영화의 중심을 이룬다. 게다가, 서로 다른 두 세대에서 온 등장인물들의 애증 관계는 영화에 코미디적인 요소를 더한다.
두 사람의 깊은 관계는 영화 내내 뚜렷이 보인다. 에드는 에린의 태도를 모두 받아준다. 그녀가 짊어진 가족 문제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그녀의 진심과 위험을 감수하는 본능을 알아챈다. 그녀의 이런 성격은 그가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스스로 그렇게 되도록 허락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매력적이지만, 냉정한 영화
영화는 소득이 낮은 어머니에 관한 것이며, 공격적이면서도 직설적인 리얼리티 드라마이다. 소더버그는 관객, 비평가, 영화제 등 여러 부분에서 두루 인정받은 영화를 제작했다. 또한, 아카데미 시상식 최고의 감독상을 두고 자신의 또 다른 영화와 경쟁하기도 했다. 그는 에린 브로코비치로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다른 영화인 트래픽(Traffic)으로 상을 거머쥐었다.
소더버그는 그의 이전 작품들을 연상시키는 몇몇 모티프를 이 영화에서 보여준다. 대기업의 사악한 면모, 여성의 자립, 자아와 학습을 위한 개인 및 집단적 능력이 그것들이다. 하지만 그는 영화의 모든 장면에서 자신의 자연주의적 스타일과 뛰어난 두뇌를 덜 드러낸다. 본래의 실험적인 성향을 억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