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것에 대한 상처

26 3월, 2018

제가 어린 시절 기억하는 한 장면은, 저를 두고 문 닫고 가버리신 아빠의 모습이에요. 그 요란한 문 소리는 여전히 저를 떨게 만들고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어요. 아빠한테 버려진 것에 대한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아빠는 몰라요. 

버려진 것에 대한 상처

아버지께서 떠나셔서 돌아오지 않으실 때, 아무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말해 주지 않을 때 어른은 우리가 아직 너무 어려서, 우리를 위해서 말을 안한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그 사람이 아닌 바로 우리가 더 논리적인 쪽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변명이 우리의 마음을 후빈다. 아버지는 우리의 애인과 같이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는 사람이다. 남아 있는 죄책감은 우리의 몫이다. 내가 나쁜 딸이었기 때문에 아빠가 떠났다고 생각한다.

아직 인간관계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버려짐은 이해하는 나이다. 아버지를 잃는 것은 나의 죄라고 생각한다.

눈 감은 소녀: 버려진 것에 대한 상처

버린 건 당신인데 죄책감은 나의 것이다

우리의 자유 의지를 박탈한 아버지로 인해 발생하는 죄책감, 마음의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우리는 계속해서 노력한다. 우리가 좋은 사람이었다면 아버지가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니까, 지금부터라도 좋은 사람이되면, 아버지가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믿는 것이다.

우리는 나쁜 딸이었기 때문에 용기를 잃었다. 그래서 아버지가 떠난 것이다. 이것 외에 생각할 수 있는 이유가 없다. 우리는 당시 자기중심적인 사고밖에 가능하지 않던 아이었기 때문에, 모두 내 탓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고, 모든 것은 우리와 관련있다고 말이다.

구석에 남겨진, 잊혀진 아이들

고독은 육체를 넘어서는 정서적 공허감을 불러온다. 물리적으로 아버지의 빈 공간은 싱글맘, 혹은 친척, 혹은 새아빠로 대체된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한 쪽 부모의 부재로 인해 공허함이 발생한다.

아이일 때 책을 읽을 때도, 주인공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주인공이 나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아이들에게 있어 도덕적인 이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식으로 아버지의 떠나는 상황을 아이들은 해석한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잘못이 있다면, 정서적 공허함이 생기는 이유를 제대로 찾지 못한 것 뿐이다.

어린 시절에 배신을 당하면 미래에도 관계가 완만하지 않다

정서적 결핍은 우리를 낙인 찍듯, 숨기는 것이 불가능하다. 또한 비슷한 결핍 현상이 미래에도 발생할까봐 우리는 계속해서 두려워한다. 이 공허함 때문에 우리는 세상 모든 남자가 우리를 돌보지 않고 떠난 그 사람과 같다고 착각하게된다.

창밖을 보는 여인

이런 버려진 감정적 공허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우리가 스스로의 자신의 가치에 대해 의문을 갖게 만든다. 우리의 자존심은 손상되었고, 그렇기에 스스로를 사랑하기가 어렵다. 그렇게 어린 나이에 버려지는 것을 경험한 후, 아이의 가치관은 아이 주변에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맞춰진다.

우리의 애착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우리는 인간관계를 두렵고 외로운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생각으로 인해 타인과 멀어지게된다. 자기 마음을 보호하다보니 감정적으로 남에게 접근할 수 없게 되고, 우리의 인간관계는 다음과 같은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 우선,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쉽게 받지 않기 위해 멀어진다. 애초에 모르는 사람이 우리를 상처입힐 수 없기 때문이다.
  • 그렇게 타인이 우리를 알아갈 수 없으니 그들 또한 자연스레 우리와 멀어진다. 이는 의식적인 행동이 아닌, 자기방어하는 본능적인 행위다. 인간 사이에 감정적 유대감이 없으면 상처도 없다.
  • 이로 인해 인간관계에 대한 두려움은 점점 커져만간다. 어쨌든 그 사람이 우리를 버릴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라고 스스로에게 되내인다. 동시에 우리는 고독해진다. 우리는 결국 버려질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게된다.
  • 이로 인해 자존감이 더욱 더 위축된다. 사람들이 우리 곁에 머물지 않는 이유가 우리에게 그럴만한 가치가 없어서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버지처럼 말이다. 우리는 누구의 사랑도 받을 자격이 없다.
소녀

버려진 기억을 극복하면 정서적으로 성숙해진다

버림받은 기억을 극복하면 인간은 정서적으로 성숙해진다. 그 과정은 우리가 스스로를 재정의하고, 자존감을 높이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구축을 배우도록 해준다. 비록 한 번 버려진 기억이 있더라도, 스스로를 사랑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여기에는 누군가의 빈자리로 인한 고통과, 구체적인 이유 없이 부부도 이혼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이 내포되지만, 원래 사랑은 가끔 아프기도 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 버려진 사람을 사랑하기가 무척이나 어려운 것이다.

또한 이 과정은 우리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 의존적이지 않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내치지 않을 수 있도록 사회적 정서적 유대감을 쌓을 사회생활 능력을 가르쳐주는 과정이다.

결론적으로, 부모와의 이별로 번질 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을 극복할 수 있다. 그 과정을 자연스럽고, 불필요한 과정이라고 인지하면 자유로워질 것이다. 또한 어린 시절 그 기억으로 인해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