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들의 침묵, 공포의 유산

'양들의 침묵'은 지금까지 가장 성공한 공포 영화로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영화팬들 뇌리에서 잊지 않는 정신병자 캐릭터인 한니발 렉터를 소개했다.

작성 및 확인 영화 비평 Leah Padalino.

마지막 업데이트: 19 3월, 2023

비평과 흥행에서 놀라운 성공을 거둔 공포 영화, ‘양들의 침묵’(드미 감, 1991)이 개봉한 지 30년 이상이 지났다. 아카데미상 각본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과 작품상을 받은 유일한 공포 영화로 30년이 지난 후에도 명작으로 인정받는 ‘양들의 침묵’ 특징을 이야기하겠다.

‘한니발 렉터’는 완벽한 사이코패스를 표현한 뛰어난 악당이다. ‘양들의 침묵’ 은 속편까지 제작되며 사이코패스 악당의 표본을 만들었다.

특히 작중 캐릭터인 ‘버펄로 빌’의 성격은 90년대보다 지금 더 논란이 되는데 30여 년이 지난 지금 이 작품을 분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포 장르는 실제로 할리우드와 잘 맞지 않고 아카데미상도 공포 영화 제작자를 선호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성공의 열쇠

‘양들의 침묵’ 행운의 영화로 원작자인 토머스 해리스는 한니발 렉터 시리즈 소설의 저자다.

1986년, 디노 데 로렌티스는 토머스 해리스가 제작한 ‘레드 드래곤’에서 영감을 받은 영화 ‘맨헌터’를 개봉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개봉된 ‘양들의 침묵’의 성공에 묻혀버렸다.

할리우드에서 ‘양들의 침묵’에 관심을 두는 사람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1991년에야 비로소 탄생한 공포 명작은 캐스팅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처음에는 숀 코널리와 미셸 파이퍼가 캐스팅 물망에 올랐지만 안소니 홉킨스와 조디 포스터가 캐스팅됐다. 오늘날 아무도 다른 렉터 또는 클라리스를 상상할 수 없다.

이 영화는 단순성으로 성공했다. 다른 공포 영화와 달리 ‘양들의 침묵’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공포인 이성적 공포에 호소한다. 웅장한 특수 효과나 화려한 화장은 절대적 공포에 필요하지 않았다.

줄거리

줄거리는 복잡하지 않지만 심오하다. 클라리스와 렉터의 관계는 관객을 조바심 나게 하면서 매력적이며 성적 긴장감도 존재한다. 렉터는 클라리스에게 매력을 느끼지만 그녀는 여전히 냉담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연약함을 보인다.

특히 엉뚱한 곳에서 나타난 경찰과의 마지막 추격 장면이나 야간 투시경 때문에 어둠 속에 갇혀 공포에 떠는 클라리스가 나온 장면은 인상적이다.

그 특정 장면은 ‘블레어 위치(미릭 감독, 1999)’ 또는 ‘알. 이. 씨(발라게로와 플라자 감독, 2007)’ 같은 영화를 연상하게 한다. 어둠을 이용해 관객의 긴장감을 유발하는 작품에서 클라리스는 야생 동물 다큐멘터리 속 밤에 사냥당하는 무기력한 먹이처럼 보인다.

작품의 단순함과 현실감으로 일부 비평가들은 장르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렇지만 ‘양들의 침묵’은 종전에 없던 정말 잘 짜인 순수 공포물이다.

양들의 침묵: 남자들의 세계에 사는 여자

조디 포스터의 훌륭한 연기력 외에도 클라리스 스탈링에 푹 빠지게 하는 다른 요소가 있다. 드미 감독의 목표는 클라리스와 남성 동료의 차별화였다.

포스터는 29세에 불과했고 겉보기에는 차가워 보였지만 젊고 온화했다. 이러한 요소들은 클라리스라는 역할에 동화되기 쉽게 했지만 감독이 가장 높이 산 점은 키가 작다는 것이었다.

드미는 클라리스를 화면 속에 전략적으로 키가 큰 여러 남성 동료들 앞에 배치했다. 명확한 시각적 대비는 관객의 보호 본능을 유발했지만 클라리스는 누구의 도움도 청하지 않는다.

연약해 보이지만 총명한 클라리스는 끊임없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남성 세계 속에 산다. 오랫동안 어떤 맥락에서 여성은 남성을 따라잡기 위해 두 배나 더 열심히 일해야 했다. 실제로 영화의 은유는 시각적이지만 근본적이다.

차갑고 연약한 외모에도 클라리스는 자신감이 넘친다. 렉터는 성적 함축이 담긴 관심을 표현하며 동질감마저 느끼지만 클라리스는 렉터와 달리 선을 구현한다.

양들의 침묵: 사이코패스

‘양들의 침묵’은 똑같은 범죄자이지만 분명히 다른 두 명의 사이코패스를 소개한다. 서로 정반대인 렉터와 ‘버펄로 빌’의 유일한 공통점은 무고한 인명을 해치는 것이었다. 사실 두 캐릭터 모두 무섭고 보기 불편하지만 이유는 다르다.

버펄로 빌과 달리 렉터는 침착하면서도 품위 있고 무엇이든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이 특징이며 입을 가리고 묶여 있을 때 더 공포스럽다.

두 명의 사이코패스는 완전히 다르다. 홉킨스가 연기한 우울하고 흥미로우면서도 지능적인 한니발은 그 어떤 지옥 같은 유령이나 괴물보다 화려하고 무섭다. 또 유난히 차가우면서 현실적이다.

그에 비해 버펄로 빌은 무섭지만 코믹하다. 춤을 추고 거울을 보는 장면이나 여자가 아닌 반려견, 프레셔스에게 감정이입하는 장면은 작품의 하이라이트다.

트랜스젠더리즘

수년 동안 ‘버펄로 빌’은 트랜스 혐오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특정됐다. 이 해석은 그의 범죄 동기를 고려한다면 어느 정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렉터는 버펄로 빌이 성전환자가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입니다. 계획한 모든 일에 실패한 후 그는 단순히 자신이 성전환자라고 스스로 확신했다.

따라서 버펄로 빌은 트랜스젠더가 아니며 그의 동기에도 불구하고 트랜스젠더리즘을 대변하지 않는다. 여성을 대상화하는 사이코패스일뿐이다. 여자가 되려는 시도에 실패한 후, 잡히지 않았다면 살인을 계속할 다른 핑계를 찾았을 것이다.

포스터는 레즈비언이자 LGBT+ 옹호자이므로 트랜스젠더 혐오를 조장하는 영화에 출연했을 리 없다. 클라리스는 여성을 대상화하는 살인자를 잡기 위해 싸우는 남성 세계 속 여성이다.

‘엑소시스트(프리드킨 감독, 1973)’처럼 ‘양들의 침묵’ 역시 공포 영화의 틀을 깼다.

이후 다른 영화 속 사이코패스에 영감을 준 작품은 인간의 최악의 면을 보여주는 오싹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