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함은 성적인 것만이 아니다
잘 알지 못하는 사람과 섹스를 한 후에는 기분이 보통 이상하다. 분명히 즐거웠는데, 뭔가 찝찝하다. 만족감은 있지만 마음이 공허한 것이다. 무의미한 성관계만큼 친밀감이 없는 행위도 없다. 친밀함은 성적인 것만이 아니다.
사람들은 보통 애정을 갈구하기 때문에 섹스를 통해 사랑을 느끼고자한다. 두 벌거벗은 몸이 섞이는 과정에서 친밀감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렇지 않다. 하지만 연애하면서 배신 당했거나, 노력을 많이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기 때문에 연애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별을 위한 만병통치약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사랑을 그만두는 것은 방법이 아니다.”
-엔리케 에르난데스 레이나-
사랑 없는 섹스도 존재한다
우리는 섹스와 사랑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끊임없이 그 둘을 혼동한다.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아도 육체적인 성관계를 즐길수는 있다. 심리학자 실비아 올메도(Silvia Olmedo)는 성적 욕망이 사랑이나 다른 종류의 감정 없이도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기서 오는 모든 욕망, 감정, 친밀감과 함께, 빈번한 성적인 만남은, 로맨틱한 관계로 발전하기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다. 성관계를 함께한 사람과 만남을 갖기 시작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친밀함은 한번의 정열적인 밤 그 이상이다
친밀감은 라틴어로 “마음 속”을 뜻하는 “Intimus”에서 비롯되었다. 다시 말해서, 보통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 주지 않는 마음을 가리킨다. 우리는 두려움, 꿈, 희망, 당황함을 항상 경계한다. 그런 감정을 느끼는 사람으로부터 배신 당할 때 상처는 말로 이룰 수 없이 크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게 친밀감을 주는 것은 그들에게 우리의 마음을 보여주고, 우리 또한 그 사람의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그들에 대해 알아가고, 이해하고, 관심을 갖고, 유혹하는 것이다. 친밀감은 산책을 하고,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고,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여행을 하고, 서로에 대해 더 많이 배우는 것을 통해 생겨나는 감정이다.
섹스 또한 친밀감의 표시이지만, 유일한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친밀감은 우리가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상황, 두려워하지 않는 상황에서 느껴지는 감정이다.
“사람들 사이의 친밀감은 두 사람 간의 차이를 축소시키는 과정이다.”
-테오도어 아도르노-
잠시 멈춰서 생각해 보자. 처음 만나는 사람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들과 시간을 보낼수록, 첫인상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어떨때는 예상했던 모습보다도 더 나은 사람일 때도 있다. 그 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열면서 나 역시 변화한다.
친밀감이란 말도 필요 없을 때,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언제 시간을 잊어 버리는지, 언제 애정 표시가 느려지고 있는지를 아는 것으로 보여질 때 생겨나는 감정이다.
친밀감이 두려운가?
현대 사회에서 모든 것은 너무 빠르게 흘러가고, 누군가를 만나고 그 날 하룻밤만 함께 보내는 일도 잦아졌다. 다른 사람의 비밀을 알아가는 과정이 두렵고, 필요 이상으로 친해졌다고 생각이 들 때 지레 겁먹고 그 사람과의 관계를 정리할 때도 발생한다.
친밀감은 다른 사람이 우리의 결점을 보고 싶어 하지 않고 그들이 우리에게 자신의 결점을 보여 주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될 때 얻어지는데, 여기에 이르기까지는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만약 우리의 내면을 그들에게 드러내지 않는다면 옷을 벗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서로를 알아 가는 이 과정은 수개월, 심지어 수 년이 걸릴 수도 있다.
두 사람 사이에 친밀함이 있을 때, 이는 욕망, 애정 그리고 사랑의 진정한 표현이 되기 때문에 성관계가 더 즐겁다. 친밀함은 단지 침실에만 있는게 아니라, 우리의 일과, 서로에게 보이는 모습, 서로에게 주는 사랑의 손길까지 관계의 모든 부분을 관여한다.
애인 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를 만날 때 우리는 그 사람과 연관성을 느끼고, 따라서 서로 더 잘 알아가고, 말하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면서 진실한 우정이 형성된다.
친밀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는 것이 어느 정도의 위험을 수반한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위험을 감수하면 자신을 알아가고, 인생이 더 즐거워진다.
“친밀감이란 누군가의 영혼에 손을 댈 수 있을 것처럼 느낄 정도로 그 사람과 깊게 교류할 수 있게 해주는 감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