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 어머니의 모든 것', 잊혀진 소외 계층들
여성들에 대한 점점 더 높아지는 사회적 가시성은 오늘날의 화두가 되고 있다. 그리고 트랜스 젠더 가시성, 다문화 사회, 인종과 성의 경계선이 흐려지고 있다. 그리고 사회적 레이블링이 완전히 사라지는 사회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이 새로운 패러다임은 영화를 통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 스페인 감독은 이 주제에 대해 오랫동안 개척해 왔다. 바로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다. 이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가 바로 ‘내 어머니의 모든 것(All About My Mother)이다.
알모도바르 감독의 작품들은 쉽게 패러디되기도 하지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감동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사회적으로 완전히 소외된 계층을 영화의 주인공으로서 우리 앞에 데려왔다. 알모도바르 감독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담아내는 자연주의에 매료되어 있다. 이 영화는 여성의 사회적 가시성을 높이기 위해 싸우고자 하는 열망을 담고 있다.
알모도바르 감독의 배경과 영화 ‘내 어머니의 모든 것’
이 감독은 전통과 혁명적인 것을 그의 작품에 뒤섞곤 한다. 그의 작품이 변화되는 과정을 보면, 그의 스타일이 다듬어지면서 영화의 색깔이 점점 강렬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펑크, 반교회, 소외된 계층, 여성, 대중문화, 마드리드의 문화적 운동, 거짓말, 블랙 코미디는 그의 중요한 요소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내 어머니에 관한 모든 것’은 희극적이고 극적인 면이 혼합되어 있지만, 자연스럽게 연출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바로 일상생활에서 말하는 방식에 매우 가까운 구어체 활용과 사적인 언어 화법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많은 영화들과는 달리, ‘내 어머니의 모든 것’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극적인 요소가 아니다. 궁극적인 목표나 결과물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 전반적으로 새드 스토리인 것처럼, 이 영화는 어찌 되었든 간에 인생은 계속된다는 것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준다. 인생은 끊임없는 투쟁의 연속이며, 다음에 어떤 일을 겪을지 결코 알 수 없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그리고 ‘이브의 모든 것 ‘이라는 작품에 경의를 표하는 영화다. 알모도바르는 이에 영향을 많이 받았고 이런 영향은 그의 영화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의 영화의 전반적인 줄거리는 테네시 윌리암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와 연결되어 있다. 영화 속에서 이런 요소들이 잘 스며들어 있으며 미국의 연극 스타일과 섞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영화는 성과 여성의 개념을 해체한다. 우리의 현실과 달라보이지만 컬러풀하고 친숙하면서도 달콤 씁쓸하고 매우 직접적인 현실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의 어머니의 모든 것’은 스페인 영화의 진정한 고전이 되었으며 ‘1999년 최고의 외국 영화’로 오스카상을 받았다.
“당신은 당신이 닮고자 하는 것보다 더 진정한 당신 같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의 여성 캐릭터들
의심할 여지없이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의 주인공은 여성이다. 남성 캐릭터는 거의 없으며 알모도바르의 많은 영화처럼 아버지라는 캐릭터는 존재하지 않거나 그림자 같은 존재이다. 이 영화는 어머니와 여성들에 초점을 맞춘다. 그들의 출생 여부나 어떤 류의 인생을 사는지는 여기서 중요하지 않다.
알모도바르는 이시기의 여성들의 다양한 삶을 정말 잘 포착해낸다. 결국 캐릭터들은 창조되어 진 것이지만 정말 잘 다듬어져 있다. 영화 속 캐릭터들은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해내며 점점 더 다양해지는 다양성을 보여준다.
마누엘라, 휴마, 아그라도, 로사 수녀가 스토리의 주요 여성들이다. 그녀들은 모두 매우 다르며 강력한 개성을 보여준다. 모두 매우 다른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마누엘라는 영화의 전반적인 스토리를 끌고 가는 인물이다. 그녀는 아르헨티나에서 스페인으로 이주하여 바르셀로나에서 성년을 마치고 한 남자와 1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그 남자는 결국 ‘롤라’라는 여성이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마누엘라의 아들인 에스테반은 그들의 관계의 결과물이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 속 캐릭터 디테일
마누엘라는 롤라에게 에스테반에 관해 말하지 않고 마드리드로 거처를 옮겨 간호사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에스테반의 생일에 그들은 그녀가 매우 좋아하는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보러 간다. 에스테반이 주연 배우 휴마 로조에게서 사인을 받으려고 할 때, 그는 차에 치여서 죽게 된다. 그 순간부터 마누엘라의 삶은 휴마의 인생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과거인 바르셀로나로 여행을 떠난다.
마누엘라는 일반적으로 어머니를 위한 상징이며 아이들을 위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나타낸다. 그녀는 우리에게 고난을 극복하는 멋진 이야기를 전해준다. 반면에 휴마는 처음에는 차갑고 가까이 갈 수 없는 여인처럼 보인다. 유명세에 사로잡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녀는 마누엘라와 우정을 소중하게 발전시키게 된다. 그리고 그 때부터 우리는 고통 속에서 사랑을 갈구하는 감수성이 예민한 여성을 보게 된다. 또한, 우리는 휴마가 그녀의 동료인 니나와 연인관계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니나는 어린 나이에 마약 중독자이며 감정의 기복이 심한 인물이다.
마누엘라는 바르셀로나에 도착하여 옛 친구인 아그라도를 만난다. 그녀는 수술을 통해 탄생했지만 진짜 여자같은 여자다. 만약 어떤 사람의 몸이 인공적으로 만들어졌다면 그는 진짜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아그라도는 진정성은 단지 보여지는 것 이상이라는 것을 상징한다. 그녀는 이제 그녀가 항상 꿈꿔 왔던 여성이 되었다. 그녀는 인생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했고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 중 하나이다. 그녀는 매춘 여성으로 일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그녀의 성격은 크게 바뀌게 된다. 어느 순간 영화 속에서 그녀가 가장 기억에 남을만한 독백을 들려준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 금기를 깨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은 끊임없이 금기를 깨뜨린다. HIV, 성병, 성에 대한 장벽, 여성에 대한 권한 부여, 성매매, 이민 등이 이에 대한 예시가 될 수 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잊혀지고 있는 ‘소외 계층’에 속한 사람들에 대한 친밀한 시각을 제공하는 영화이다.
우리에게 동전의 반대편을 보여 주며, 비정형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녀들을 공감하게 될 수밖에 없는 친말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달한다. 이 모든 주제 중 가장 민감한 한가지 주제는 HIV이다. 이 주제는 현재까지도 사람들을 패닉으로 몰고 가는 주제 중 하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 HIV에 걸렸다고 하면 그 사람을 마약 중독자 또는 매춘부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 속에서는 이러한 주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이 질병에 걸린 인물은 여자이지만 단순한 여자가 아닌 수녀이다. 그녀는 좋은 가정환경에서 자란 어린 스페인 여성이다. 그리고 그녀의 인생을 타인을 위해 바쳐왔다. 이는 누구나 이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의 배경이 어떤지와는 상관없이 우리는 운명을 피해갈 수 없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은 이 모두를 포괄하는 이야기이다. 모든 여성은 사회의 단면을 나타내며 인생을 대처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결국, 모든 여성은 존경받을 자격이 있다.
“나는 항상 모르는 사람의 친절에 의지해 왔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