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가방의 크기는 애정의 크기다

11 2월, 2018

우리는 누구나 살면서 지나가는 장소를 통해 얻는 것도, 돌아가고 싶은 지점도 있다. 이러한 짐가방에는 우리의 꿈과 희망과 무엇보다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어하는 애정의 대상이 담겨있어 우리를 독특하게 만들어준다. 짐가방의 크기는 애정의 크기다. 

이 짐가방 속에 우리는 마음 속을 울리는 감정들을 담고 우리를 자극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는다. 그러니 관찰하기는 어렵겠지만 그 안에 다 존재한다. 짐가방의 내용물은 우리가 떼는 모든 발걸음마다 오고 가며 우리를 정의내린다.

“사람들의 애정이 나를 마치 처음인 것처럼 울린다.”

-엘라 피츠제럴드(Ella Fitzgerald)-

우리가 지닌 애정들이 우리를 감정적으로, 영혼적으로 독특한 존재로 만든다. 이들은 사적인 관계의 신호이며 그 속에서 유지하는 감정적 연결의 정도다. 그렇기에 우리는 멀리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한다. 비록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사랑과 그리움이 가득한 우리 마음 속에서는 가까울테니.

애정과 작별하지 않는 것

우리는 역에 도착해 공항을 향하거나 차를 타 새로운 경험 앞에 선다. 이 경험이 몇 달, 몇년, 몇 시간이 될지는 모르지만 상관 없다. 우리의 짐가방의 크기는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짐가방의 크기는 애정의 크기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가 진정 필요로하는 것들을 가릴 옷, 전자 기기, 서류, 그리고 여행에 따라 다르겠지만 고향을 상기시키는 사진이나 엽서 등 물질적인 것들을 사들일지 고민한다. 그러고 나면 언젠가는 작별을 할 순간이 찾아온다.

사람들은 마치 우리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의미 없는 작별 쯤으로 얘기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해보면 우리는 손을 놓지도, 버리는 것도, 배신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그저 이러한 단기적인 작별이 왜 이토록 아픈지 알 뿐이다.

“우리는 삶의 절반을

작별하며 보낸다

그렇기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돌아올 것이다” […]

-엘피라 사스트르(Elvira Sastre)-

이 역이나 공항에서 우리는 누군가를 등지고 떠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가능한 빨리 누군가로부터 환영의 포옹을 받기를 원한다.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서 이런 작별들은 시간이 지나도 계속될 애정이기 때문에 등지기 이토록 힘든 것이다. 애정은 우리가 어디를 가든 추위로부터 지켜주고 공허함과 고독함을 달래준다.

애정은 작별 속에 존재한다

어딘가를 가기 위해 을 등지고 떠나는 것은 결국 어딘지도 모를 미지의 경험을 향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용감한 행동이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문제점에 직면할 때 보통 도와주던 사람들은 더 이상 그 때처럼 도와주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풍선

예를 들면 여정이 길 때 우리는 짐가방 안에 초반부터 있었던 애정으로 가득함을 발견하지만 여정으로 인해 그 안의 것들이 여과되어 버린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생각했던 단기적인 작별은 생각했던 것만큼 짧지 않았으며 혹은 알지 못한 채 사람들을 “짐가방” 안에 넣고 다녔음을 알아차리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짐가방 안을 끊임없이 채운다. 그러다보면 결국 짐가방에는 모든 것을 담을 공간이 없으며 물질적인 것들이 가장 적게 자리를 차지하고, 점점 무거워질수록 우리는 더욱 더 강해진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감정적 짐가방은 무거워진다

고향이란 물질적인 집이 아닌, 우리 내면에 존재한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우리는 “곧 보자”고 말하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그런 사람들 안에서 우리의 집, 고향, 본질을 발견하게 된다.

결국 옛날에 이탈리아에서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와의 와인 한잔이, 대학 교실에서 만났던 친구에게 줘야 했던 포옹이, 제네바에서 낯선 사람과 가졌던 대화와 비오는 날의 기억만이 남을 뿐이다…

“여행의 질은 여행 동안 가질 수 있었던 기억의 갯수로 따질 수 있다”

-베니토 타이보(Benito Taibo)-

짐가방의 크기는 애정의 크기다

이는 우리의 마지막 짐가방이 될 것이며 우리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마찬가지로 베풀 기회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산 옷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에 대한 기억으로 짐가방은 계속해서 무거워진다. 그저 사랑과 애정을 통해 우리가 심장을 계속 부여잡을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의 조각을 마음에 품으며 살아가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런 것들로 우리의 관계가 유지되고 의미를 부여한다.

일러스트 제공 Claudia Tembl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