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주가 아니야

14 3월, 2018

나는 유리 구두를 신고 있지 않으니 공주가 아니다. 나는 친구들이랑 노느라 진흙이나 묻은 신발을 신고다니는 말괄량이다. 그래도 나는 내가 행복한대로 살고 있는 사람이다. 나는 공주가 아니다.

나는 공주가 아니다

나는 머릿결이 좋지도 않은, 레아 공주보다는 츄바카를 더 닮은 소녀다. 하지만 나는 상관 없다. 추위로부터 지켜주기만하면, 내머리가 어떻게 생겼든간에 나는 상관 없다.

나는 공주가 아니다. 나는 아침이면 머리가 뻗치고, 마른 침 자국이 얼굴에 덕지덕지 있고, 잠옷에는 생리혈이나 묻어있는, 일반적인 소녀기 때문이다. 밤에 화장 지우는걸 까먹은 날이면 베개도 엉망으로 되어있다.

나에게 있는 성이라곤 의자 위에 성처럼 수북히 쌓인 더러운 옷가지 뿐이다. 난 공주가 아니다. 나는 모범적인 여성도 아니고, 몸가짐이 가지런하거나 집안일을 꼬박꼬박 하지도 않다. 여자라고해서 모두 가지런한 삶을 사는건 절대 아니다.

나는 공주가 아니야

공주보다 더 좋은 소녀

나는 여자지만, 성적으로 대상화되는 공주는 아니다. 내 인생은 절대 내 애인이나 가족을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나는 말로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복잡하고 멋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나는 성적 대상화로부터 자유롭고, 왕자의 사랑을 기다리는 공주 따위가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창녀거나, 쉬운 여자는 아니다. 그저 나는 성적으로 죄책감을 가질 이유가 전혀 없음을 뜻한다.

나는 내 몸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어내고, 넘어오지 않는 남자가 있으면 화를 내는 여자가 아니다. 남자가 온종일 섹스만 생각하는 동물이 아닌 것처럼, 나 역시 내 신체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 어리석은 소녀가 아니다.

내가 공주가 아닌 것처럼 다른 여자들 역시 공주가 아니다. 그들은 기술자거나, 웨이터거나, 축구 선수, 혹은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여성들이다. 키가 클 수도, 작을 수도, 머리는 금발일 수도, 갈색일수도, 마를 수도, 뚱뚱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공부는 아니다. 우리에게 귀족의 피가 흐르는 것은 아니지만 월경 주기는 있다. 월경을 할 때면 감정 기복이나 피부 트러블이 동반된다. 그것 때문에 무서워하는 여자들이다.

꽃을 미는 여자

나는 공주는 아닐지언정, 진정한 여성이다. 다른 여자들도 마찬가지지만, 나는 왕자는 존재하지 않고, 다른 남성 역시 나와 똑같은 인간이기 때문에 갑옷과 흰 말을 가진 나이트를 기다리지 않는다.

우린 왕자가 필요 없다

나는 공주가 아니고, 남자들도 왕자가 아니다. 남자라고 흰 말을 갖고 있거나, 여자라고 발레리나처럼 예쁜 신발을 지니진 않았다. 남자들이 다 다양한 성격을 지닌 것처럼, 여자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상대방을 유혹하는 방법으로는 절대적인 방법이 없다. 우리가 뭔가를 좋아하고 다른건 싫어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나는 공주가 아니고, 네가 그렇지 않은 것처럼, 나에게도 좋아하는게 정해져 있지 않다. 남자들은 여자가 싫다고해도 구애하는 성가신 행동을 그만해야한다. 성가신 사람처럼 매력 없는 존재도 없다. 그녀의 선택을 존중하거나 법적으로 조치 받아라.

나는 공주가 아니고, 너는 왕자가 아니다. 우리는 같은 인간이다. 공주는 동화 속에서나 존재하지만, 현실에 존재하는건 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