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은 심장이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다

· 2017-07-03

누군가에 대한 사랑이 진실될 , 사랑은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긴다. 절대 잊을 수 없는, 우리의 추억과 한 때의 감정에 깊이 박힌 기억들이다.

사랑이 어떤 시련을 극복했는지에 대한 기억은 늘 주관적이다. 나쁜 기억보다 좋은 기억이 더 강렬하고, 그 강렬함이 마치 중독처럼 우리를 사로잡기 때문에 우리한테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사랑으로부터 나오는 황홀감은 세상 모든 것을 아름답게 비춘다. 삶은 더 다채롭고, 행복하며 특별하다. 이런 상태에서는 거리도, 한계도 없으며 그저 다 마법과 같을 뿐이다.

이별의 순간에, 우리는 극복하고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잊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마음대로 잊어버릴 수 있는 권한이 없다.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가 그의 스무편의 사랑의 시와 한편의 절망의 노래 중에서 망각의 어려움을 다룬 “20번째 시”에서 말한다. 단연코 나는 지금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지도 몰라. 사랑은 이다지도 짧고 망각은 이다지도 긴 것인가.”

파블로 네루다의 시

파블로 네루다의 이 아름다운 시는 사랑했던 사람을 잊으려고 할 때 느낄 수 있는 어려움과 고통을 아주 훌륭하게 묘사한다.

 “이를테면 이렇게 써야지 ‘밤은 부서지고

저 멀리서 별들은 파랗게 떨고 있다’고

 

밤바람은 공중에서 원을 그리며 노래하고

 

오늘 밤 나는 가장 슬픈 시를 써야지

나는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도 가끔 나를 사랑했다

 

오늘 밤과 같은 밤에 나는 그녀를 가슴에 품고

가없는 하늘 아래서 수없이 그녀와 입을 맞추곤 했지

 

그녀는 나를 사랑했고 나 역시 그녀를 사랑했지

깊고 커다란 그녀의 눈을 사랑하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지

 

정말이지 나는 오늘 밤 가장 슬픈 시를 써야겠다

그녀는 내 곁을 떠났다고 생각하면서 그녀를 잃었다고 느끼면서

 

거대한 밤에 귀를 대고 있노라면 그녀가 없는 이 밤은 더욱 거대하다

그리고 목장에 이슬이 내리듯 내 영혼에 시가 내린다

 

내 사랑이 그녀를 붙들지 못했대서 무슨 대수랴

밤은 부서지고 그녀는 내 곁에 없다

 

이게 전부다 먼 데서 누가 노래하고 있다 아주 먼 데서

그녀를 잃은 내 영원은 공허하다

 

그녀 곁으로 가기라도 하려는 듯 나의눈길은 그녀를 찾고 있다

내 마음도 그녀를 찾고 그러나 그녀는 내 곁에 없다

 

그때와 똑같은 밤이 그때와 똑같은 나무를 하얗게 드러내는데

우리는 우리 두 사람은 그때와 같은 사람이 아니다

 

단연코 나는 지금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

아, 그러나 나는 얼마나 그녀를 사랑했던가

나의 목소리는 그녀의 귀에 닿기 위해 바람 속을 헤매고 있다

 

딴 남자의 딴남자의 것이 되어 있겠지 지난 날 나의 키스도

그 목소리도 해맑은 그 육체도 무한한 그 눈도

 

단연코 나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지도 몰라

사랑은 이다지도 짧고 망각은 이다지도 긴 것인가

오늘 밤과 같은 밤에 나는 그녀를 가슴에 안고는 했다

그러나 그녀를 잃은 나의 영혼은 공허하다

 

그녀가 내게 남긴 이 아픔이 부디 마지막 아픔이 되기를

그녀에게 쓰고 있는 이 시가 부디 최후의 시가 되기를.”

우리는 사랑이 남기고 간 흔적에 스며든다. 시간도, 분노의 감정도, 괴로움도, 다른 사람도 그 흔적을 잊게 만들 수 없다.

보통 그 사람을 잊기 위해 최대한 빨리 다른 사람을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좋은 결과를 낳지 않는다. 그 사람과 스스로를 속이는 것 뿐이다.

망각은 해결책이 아니다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극복하는 것은 그 기억을 다 잊어야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더 이상 반복할 수 없는 것을 우리에게 남겨준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진실로 존재하는 것은 현재 뿐이며 우리의 태도에 따라 해결책은 여기에 있을 뿐이다. 과거로부터 우리는 현재의 우리를 도울 수 있는 기억을 끌어와 통합시켜야 한다.

나쁜 기억이든 좋은 기억이든, 어떤 기억도 변할 수 없고, 그렇기에 최대한 그것들로부터 배워야 하며 새로운 경험과 통합해야 한다.

사랑에 대해 얘기하자면, 나쁜 상황에 빠지고 그 기억을 잊으려고 할 때, 오히려 스스로를 더 깊게 살펴보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기회를 얻게 된다.